선비의 유래
선비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어원적으로 보면 고대 한국어에서 선비는 '어질고 지식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션ㅂㆎ'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1445년 편찬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기록인 <용비어천가>에 '션ㅂㆎ'가 나오는데, 이는 한자어 유(儒)에 대한
한글 표기이다. 1583년 간행된 <석봉 한자문>에는 사(士)를 '선비'로 훈을 달았다. 조선시대부터 선비는 선비사(士)와 선비 유(儒)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士)는 지식과 인격을 갖춘 선비를, 유(儒)는 세상이 필요로 해서 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옛날부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를 '선비의 나라',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렀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예의를 숭상하고 서로 존중하며 사람의 도리를 지키면서 생활한 모범적인 나라였다.
선비의 정의
서비는 어떤 사람인가?
선비는 학행일치(學行一致)의 실천자로, 배워서 알게 된 것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첫째, 선비는 먼저 자신의 학문과 인격을 닦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헌신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삶을 살았다.
수기(닦을 수, 몸기)는 '나를 닦음'으로 자기 수양을 통한 인간의 도덕적 완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기는 자신의 학문과 인격을 닦는 인간 성장의 과정이다.
치인(다스릴 치, 사람 인)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성실하게 일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기치인은 먼저 자신의
학문과 인격을 수양한 다음에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대하는 것이다.
선비는 부모를 정성껏 모시고, 자식을 올바르게 자라도록 보살피며, 이웃 어른도 나의 부모처럼 받들며 배려하고 공경하였다.
둘째, 선비는 시대적 사명감과 책임 의식을 갖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선비는 관직에 있거나 벼슬하지 않아도 학문 연구와 제자 양성에 자기 책임을 다하였다. 또 선비는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고 개혁을 위해 시대적 사명에 충실했다.
셋째, 선비는 청렴결백하고, 자기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후한 박기후인(薄己厚人)의 삶을 살았다.
그러기 위해 청빈하고 검소한 생활, 자신을 위해서는 아끼고 절약하여 남에게 베푸는 청렴정신을 실천하였다.
위와 같이 선비는 참된 삶을 살기 위해 인생 목표를 세워서 열심히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자기 자신을 성찰해서 잘못은 고쳐가며 성인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선비정신
선비의 마음을 담아 실천으로 표현하는 것이 선비정신이라면, 선비정신의 바탕은 입지(立志)에 있다.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뜻을 세우고 이를 굽히지 않고 실천하며 그 몸을 욕되지 않게 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선비는 이득을 보면 취하기 전에 의(義) 로운가를 생각하였고(견리사의), 나라가 위태로우면 목숨을 바쳤으며(견위수명), 정의를 위해 싸우다가 죽을지언정 구차하게 살지 않았다. 비록 가난하게 살아도 도덕을 숭상하고 청렴하였으며, 예의와 염치를 지켜 자신의 책무를 다하였다. 이와 같이 선비정신은 경(敬), 수기(修己), 청렴, 검약, 절제, 예의, 염치, 지조, 의리, 명예를 지키며 살아가려는 정신이라 할 수 있다.
- 입지(立志) : 뜻을 세운다는 것으로, 삶의 목표(꿈)를 정한다는 뜻이다.
- 견리사의(見利思義) :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하는 것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이다.
- 견위수명(見危授命) : 위험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나라가 위태로우면 목숨을 바쳐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을 말한다.